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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학교에 경찰 상주해야 할 때

2013년 07월 10일

문성식 대전지방변호사회 회장

얼마 전 내포신청사에서 열린 충청남도 지역치안협의회에 참석을 하였다. 경찰에서 4대 사회악 해결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문제라 보고, 4대 사회악을 중점적 척결과제로 선정하여 중점 범죄예방활동을 하는데 이 중에도 학교폭력 문제가 들어 있고 이날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토론이 되었다. 학교폭력이 경찰이 정한 4대 사회악에 포함되었다는 것 자체가 학교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중대사안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고, 그동안 학교폭력을 해결하려고 온갖 대책을 세우고 실행을 했었지만 이 모든 방책이 적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패를 하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학교폭력 근절이 왜 중요할까? 같은 학교에 다니는 동급생으로부터 당하는 폭행은 아직 성장기에 있고, 정서상 민감한 시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엄청난 수치심을 주고 평생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에 빠져 인생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있다.최근에 부유층 집안에서 국제학교에 불법입학을 한 것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도, 외국에 조기유학을 보내고자 하는 현상도, 자식들을 조금이라도 좋은 교육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부모들의 심정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 중 학교폭력의 위험성을 피하기 위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심지어 대전 둔산동에서 길 건너 차이로 아파트 가격 차이가 나는데 그 이유가 학군 때문이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아직 우리 교육체계를 국민들이 믿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사실적으로도 문제 그 자체인 것이다. 그동안 학교폭력에 대한 여러 대책이 제시되었고, 학교와 지역별로 나름대로 제도도 만들고 예방활동도 하면서 이를 막고자 노력해 왔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혀 해결이 안 되고 작금에도 학교폭력이 발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많은 학생들이 왕따를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고, 폭력의 고통 속에 빠져 있는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제도나 대책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 있다면 이제는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극단적인 수단이 강구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얼마 전 충남교육청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경찰이 학교에 들어와 범죄예방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상주하지 않고, 순찰 같은 개념으로 예방활동을 하는 것은 그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좀 더 진취적으로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겪는 학생,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들을 막기 위해서 지금 당장 경찰을 학교에 상주시키는 방법으로 적극적인 사고전환을 해야 할 때이다.

지역치안협의회에서도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이런 전면적 실시가 당장 부담스럽다면 최소한 일부 학교를 선정해 경찰을 상주시키고, 상주하지 않는 학교와의 사이에 학교폭력 방지효과를 비교하는 작업이라도 해서 성과를 확인하고 확대하는 방법이라도 취해야 할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심부름센터에 의뢰하는 내용 중에 2번째로 많은 것이 학교폭력 해결 의뢰라고 한다. 어느 부모는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게 싫지만 애들은 애들만의 방식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아들을 위해 모아뒀던 적금을 깨 심부름센터에 의뢰를 하게 된 비장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해결사들에 의한 해결방법 중에는 가해학생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방안(협박, 폭행이 수반되는 행태)뿐만 아니라 의뢰받은 해결사들이 수업시간에 나타나 소동을 일으키는 방법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교권이 무너지는 모습이 아니고 무엇인가? 학교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학부모들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제해결을 하고자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학교폭력을 해결해주는 해결사들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교권, 공권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이제 더 늦기 전에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마가 되어버리는 것을 막아주어야 되지 않을까.

 

 

출처 : 대전일보(https://www.daej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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