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씨앤아이(C&I) 이승훈 대표변호사가 2019년 2월 춘천지방법원장으로 취임할 당시 사진. |
“믿음과 신뢰를 주고받는 변호사가 되겠습니다.”
변호사로 새 출발한 이승훈 전 청주지법원장의 다짐이다.
이 전 원장은 1991년부터 입은 법복을 지난 2월 벗었다. 30년의 세월이다. 이후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 지난달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문성식 대표변호사가 운영하는 법무법인 씨앤아이(C&I)에 몸담고 있다.
그에게 변호사 업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중립적인 판단을 내리던 법관 시절과 달리 이젠 누군가를 변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민의 지점이 달라진 것이다.
이 전 원장은 “시작해보니 변호사가 어려운 직업 같다”며 “법관 시절엔 양쪽 얘기를 들어 중립적인 판단을 내렸다면 이제는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을 위해 도움을 줘야 한다. 단순 법률 지원뿐만 아니라 갈등 해결에 도움을 주고, 새로운 일을 찾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가지 원칙은 분명했다. 바로 신뢰였다. 신뢰를 주고, 신뢰를 받는 변호사, 그게 이 전 원장이 바라는 변호사상(像)이다. 그에게 신뢰는 법관 시절에도 최우선으로 여긴 가치였다고 한다.
이 전 원장은 “의뢰인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고, 저는 믿음과 신뢰를 받는 그런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사건이 어려우면 어렵다고 솔직히 말씀드리고,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려 한다. 누군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데, 신뢰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씨앤아이(C&I) 이승훈 대표변호사(왼쪽)가 문성식 대표변호사와 기념촬영하는 모습. |
충북 충주 출신인 그는 청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5년 사법시험(27회)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17기로 수료한 뒤 계룡대에서 공군 법무관 생활을 했다. 이때 법무관으로 근무하던 문 변호사와 인연이 닿았다. 고향은 충주지만, 대전·충남과도 인연이 깊다.
이 전 원장은 법관 생활 대부분을 대전·충남에서 보냈다. 대전지법·고법 판사로 시작해 수석부장판사까지 올랐고, 논산, 천안, 공주지원장을 맡으며 지역민들과 소통했다. 기억에 남는 재판도 대전고법 재직 당시다.
금산 우라늄 광산 개발 행정소송에서 안전을 이유로, 이를 불허한 지자체 손을 들어줬고, 처음으로 물 사용권을 특정한 권리로 보호해야 한다며 내린 항소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인용되기도 했다.
소통도 그에겐 중요한 가치다. 법관 시절 그는 시민사법위원회를 구성해 지역사회와 소통했다. 법원이 외부와 단절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이 전 원장은 “법원이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 그런지 자꾸 벽을 쌓고 있는 것 같다”며 “잘못한 것과 잘한 점을 듣고, 지역민들이 어떤 요구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도 어려운 게 있으면 같이 소통해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원장은 마지막으로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다양성의 존중, 포용과 관용의 정신이 필요하단 얘기였다.
그는 “사회가 아주 복잡해지고, 여러 구성원이 함께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점이 공동체 의식”이라며 “내가 절대적으로 옳지 않다는 다양성의 존중, 잘못에 대한 벌을 받되 책임지고 난 뒤엔 포용과 관용으로 감싸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씨앤아이(C&I) 이승훈 대표변호사(왼쪽)가 문성식 대표변호사와 기념촬영하는 모습. |
▲이승훈 전 청주지법원장은?
-출생·학력: 1961년 충북 충주. 청주고, 서울대 졸업. 27회 사법시험 합격. 17기 사법연수원 수료.
-주요 경력: 공군 법무관.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청주지법 영동지원 판사. 대전고법 판사. 대전지법 공주지원장. 대전지법 논산지원장. 대전지법 천안지원장. 대전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법 수석부장판사. 대전고법 수석부장판사. 춘천지방법원장. 청주지방법원장.
출처 : 중도일보(www.joongd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