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 동안 지역의 변호사들을 책임지게 됐다. 취임한 소감은.

“현재 업계는 내부적으로는 변호사 수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한 사건수임 급감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이런 시기에 회장으로 취임하게 돼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전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지역에서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 변호사로서 평소 소신은.

“일부 잘못된 시각에서 변호사를 선임하면 원래 패소할 사건을 승소할 수 있다고 믿거나 심지어 죄를 짓고서도 처벌을 면할 수 있다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법조인의 의무는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정당한 권리를 찾아주는 것과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므로 결코 불의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변호사를 하면서 늘 정도를 벗어나지 말자는 신념을 갖고 살고 있다.”

–변호사회에서도 오랜 기간 일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강조하는 변호사회의 역할이 있다면.

“변호사회는 변호사법에 의해 설치된 기관으로 공익기관의 성격이 강하다. 대한변협에서 한강 세빛둥둥섬 사업을 수사 의뢰한 것처럼 국민들을 위해서 항상 최소한의 역할을 해야 하고 국민들에게 봉사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강조한 공약은 무엇이며 최우선적 실천과제가 있다면.

“사법제도 개선사업과 지역봉사활동 확대다. 먼저 사법제도개선에 대해 말하자면 현재와 같은 로스쿨제도는 높은 수업료 등으로 인해 없는 집 자녀들이 변호사로 진입하는데 결정적 장벽이 되고 있다. 따라서 없어지게 돼있는 사법시험제도를 존치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본다. 다만 현재 로스쿨제도가 운영이 되고 있어 문제인데 개인적으로는 로스쿨 졸업자들의 변호사시험 합격비율을 줄여 두 제도 간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또 하나 역점사업은 지역봉사사업이다. 우리 변호사회에서는 변호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매년 수천만원씩 지역불우청소년 후원사업을 하고 있고 지금도 변호사회원들은 매일 대전지법 1층에서 법률상담을 실시하는 등 시민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금번에 변호사회에 사회봉사위원회를 만들어 불우청소년 후원사업 등 봉사활동을 더욱 강화할 생각이다.”

-아동복지에 관심 많다고 들었다.

“1996년경 대전시 아동학대예방센터 일에 관여를 하게 되면서 학대받는 어린 청소년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어린 청소년들은 성인들과 달리 폭력, 학대에 대항할 수단이 없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다. 어렸을 때 당한 이런 기억들은 평생 트라우마로 남아 그 사람을 괴롭히게 된다.

2000년에 대전지방변호사회에 소년·소녀가장후원회가 만들어지고 후원회장을 맡다가 지금은 대전시 사회공동모금회에 사업을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데 변호사들이 모두 참여해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변호사들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변호사회의 당면문제는 소위 사법개혁이라는 명분하에 대책 없이 변호사 수를 늘린 것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사법개혁의 화두는 법원과 검찰, 변호사들을 국민들이 사법정의를 실천하는 사람들로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맞춰져야 한다. 쉽게 말하자면 전관예우와 같은 이런 부정적인 단어가 국민들의 마음 속에서 잊혀지도록 만드는 것이 사법개혁의 핵심이다. 이런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되돌려야 하는 원론적인 문제는 놔두고 로스쿨만 만들면 사법개혁이 이뤄진다고 밀어붙인 제도 사대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변호사 수와 소송비용은 관계가 없다. 오히려 변호사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법무사업무를 하다 보니 그 여파로 법무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사회적 부작용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제도개선은 개선이지 혁명이 아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사법제도는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방향도 잘못됐고 지금이라도 시급히 수정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한변호사협회와 연계해 로스쿨제도를 비롯한 사법제도 개선사업, 적정한 변호사 선발인원 조정, 변호사 강제주의 도입을 비롯한 지역확대사업을 도모할 예정이다.”

-변호사회에서 법관평가제를 올해부터 시행한다는데.

“그렇다. 이 제도는 법원에 대해 변호사들이 간섭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제도를 시행하고자 하는 이유는 존경받는 법조인상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나아가 법관평가제가 잘 정착이 되면 모범적인 재판 진행 매뉴얼이 만들어지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역민들에게 하고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변호사와 의사는 한 명 정도는 꼭 알고 있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밤중에 필요할 때 달려와 줄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는 뜻인데 주민들도 항상 어떤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가 발생하면 꼭 변호사와 상의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란다. 그것이 불의의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다.”

대담=나인문 사회부장

정리=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